전 세계에 새롭게 적용될 차세대 항공관제시스템(ADS-B)이 해커들의 공격에 취약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컴퓨터 과학자인 안드레이 코스틴 박사는 2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정보보안 회의 '블랙햇' 모임에 참석해 해커들이 어렵지 않은 기술로 ADS-B에 접근해 관제시스템을 교란하고 유명인사의 전용기를 추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ADS-B는 최근 수십억 달러를 들여 업그레이드된 항공관제시스템으로 관제업무량이 폭주하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됐다.
기존의 항공관제시스템은 비행기가 자신의 위치 속도 등의 정보를 지상관제소에만 보내지만 ADS-B는 위성운항시스템을 통해 비행기가 정보를 지상관제소와 다른 비행기에도 송출하는 특징을 지닌다.
코스틴 박사는 ADS-B가 실제로 누가 메시지를 보냈는지 인증하는 작업을 거치도록 고안되지 않아 심각한 결함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악의를 가진 사람이 항공기로 가장해 가짜 정보를 송출하면 큰 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ADS-B는 메시지가 진짜인지 알려주지 않는다"며 "중간 수준의 기술만 있으며 어떤 해커라도 항공관제시스템을 공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해커가 비행기로 가장해 엄청나게 많은 메시지를 보낸다면 사람들은 이를 일일이 검토할 수 없다"면서 "공항시스템에 서비스 거부공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거부 공격은 해커가 웹사이트에 동시다발적으로 접속자를 늘려 해당 사이트의 접속을 느리게 하거나 불가능하게 만드는 공격수법으로 해킹에 흔하게 사용된다.
코스틴은 미 연방항공국이 지상에 있는 악성 송신기를 가려내는 데는 능숙하지만 무인항공기나 자동운항항공기가 보내는 신호를 파악하는 데는 아직 미숙하다고 지적했다.
코스틴은 또한 ADS-B가 항공기의 위치 속도 등의 정보를 암호화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항공기 정보가 암호화되지 않아 사람들이 이를 쉽게 빼내 수집·판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코스틴은 ADS-B의 보안 취약점이 테러 활동에 사용될 개연성은 낮지만 장난을 즐기는 사람 파파라치 군사정보조직이 이를 이용해 유명인사의 전용비행기를 추적할 수 있으며 지상에 있는 항공관제탑을 혼란에 빠트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