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하늘이 저비용항공사(LCC)로 북적이고 있다. 특히 대만과 태국에서 신규업체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14년 말까지 아시아 시장에 새로 설립되는 LCC가 최소 10개 규모라고 17일(현지시간)전했다. 10개 가운데 4개는 태국업체며 대만과 홍콩 및 인도에서도 각각 2개씩 출범할 예정이다.
전날 대만 중화항공은 싱가포르 타이거 항공과 합작으로 대만 최초의 LCC 출범에 착수해 다음해 4·4분기부터 정상영업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대만 트랜스아시아 항공도 홍콩의 경쟁자들에 대항해 자체 LCC 설립을 준비 중이다.
WSJ는 이를 두고 높은 수요와 낮은 원가 탓에 시장 전망이 밝다고 평가했다. 세계 최대 항공 컨설팅업체 아시아태평양항공센터(CAPA)에 따르면 특히 동남아시아 항공시장에서 LCC 점유율은 52%로 아시아·태평양 전체 점유율보다 2배 이상 높다. 경제 활동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아직 주머니 사정은 어려운 형편이라 LCC를 찾는 승객들이 많다는 분석이다.
원가 면에서도 유리하다. 지역 공항들의 이착륙 수용 량에 여유가 있어 지상운용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상황이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의 경우 LCC 비행 스케줄 건수가 종종 일반항공사를 능가하고 있으며 덕분에 싱가포르와 쿠알라룸푸르 사이 항공요금은 미화 20달러 수준이다. 육상교통수단과 경쟁할 수 있다는 평가다.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LCC도 장밋빛 미래를 꿈꾸고 있다. 홍콩 익스프레스 항공은 애초에 일반 항공사였으나 LCC로 전환한 뒤 지난 10월 초 부터 이미 20만개의 좌석을 팔았다. 앤드류 코윈 홍콩 익스프레스 항공 부대표는 "이미 올 11월부터 내년 3월까지 계획된 항공권 가운데 약 50%정도 팔았다"며 "홍콩 시민들이 저가 요금에 목말라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동아시아에서 경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동남아 공항과 달리 이착륙 수용 량이 포화상태인 까닭에 운영비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일본 다이와 증권의 켈빈 라우 애널리스트는 "동아시아 지역은 LCC 마진이 낮을 수밖에 없다" 며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한국 항공운송동향을 살펴보면 올 10월 국제선 여객에서 LCC 분담률은 8.6%로 2009년 10월 0.6%에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국내선 여객 분담률도 31.5%에서 48.5%로 늘어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다.
[email protected]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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