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문을 닫은 베를린 템펠호프 공항의 재개발 여부가 시민 투표로 결정된다.
템펠호프 공항은 현재 콘서트나 전시회 등이 열리는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베를린시와 개발업자들은 이곳에 아파트 1천700가구를 짓고 일부는 중앙도서관 등을 건립하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이를 막고 공원으로 조성하려는 시민 모임인 `100% 템펠호퍼 펠트'는 지난 4개월 간의 노력 끝에 시민 청원 조건인 전체 유권자의 7%를 넘는 18만5천328명의 서명을 받는 데 성공했다고 28일 독일 언론들이 보도했다.
베를린 시 상원은 이에 따라 오는 5월 25일 베를린 시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시민 모임이 뜻을 이루려면 전체 유권자의 25%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356ha 크기의 템펠호프 공항은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맞먹는 규모로, 이곳이 어떻게 개발되는지에 따라 베를린의 면모가 달라질 전망이다.
지난 1923년 개항한 템펠호프 공항은 2차 세계대전 동안에는 수도 베를린을 방어하는 독일공군의 본거지 역할을 했고, 전쟁이 끝나고 나서는 공산주의에 맞서는 상징물로 떠올랐다.
독일 분단 후인 1948년 소련이 서베를린 봉쇄를 단행했을 당시에는 미국 주도의 서방 연합군이 서베를린 시민을 위해 수십만 t의 식량과 연료를 수송한 `베를린 공수(空輸) 작전'의 중심지였다.
베를린 시는 남동부 쇠네펠트 지역에 건설 중인 베를린-브란덴부르크 국제공항(BBI'의 개항을 앞둔 점을 고려해 지난 2008년 10월 이 공항을 폐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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