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여객기 후발주자인 일본 중국 러시아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본이 지난 11일 최초 국산 제트여객기 MRJ(Mitsubishi Regional Jet) 시험비행에 성공하며 이들 3국이 브라질 엠브라이어 캐나다 롬바디아가 장악하고 있는 소형 여객기 시장에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고 홍콩 봉황망(鳳凰網)이 12일 보도했다.

이들은 모두 100좌석 이하의 소형 여객기를 생산하며 대도시와 중소도시간 근거리에서 여객의 연계 운송을 맡는 항공사들을 상대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로선 첫 시험비행이 가장 늦었던 일본 미쓰비시(三菱)항공이 미국시장을 끼고 속도를 내고 있는 중이다.

미쓰비시항공이 개발한 최초의 일본산 제트 여객기 MRJ는 11일 오전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공항을 이륙 첫 시험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미쓰비시항공은 주요 경쟁상대로 엠브라이어와 롬바디아를 꼽고 있지만 서둘러 MRJ의 시험비행을 마친데에는 중국상용항공기(中國商用飛機·COMAC)와 러시아 수호이사와의 경쟁심리가 작용했다는 중평이다.

 
첫 비행에 나선 일본 MRJ 여객기(AFP=연합뉴스)

중국 COMAC는 이미 70∼90석 규모의 소형기 ARJ(Advanced Regional Jet) 개발을 마치고 지난 2008년 11월 시험비행에 성공한 뒤 오는 28일 청두(成都)항공사에 첫 제품을 인도할 예정이다.

내년초부터 청두-베이징 청두-상하이 등 인기노선에 투입된다.

전투기 제조사였던 러시아 수호이사도 지난 2008년 서방의 설계표준에 맞춰 개발한 75석 규모의 SSJ(Sukhoi Super Jet)-100의 첫 비행을 마치고 2011년부터 납품을 시작했다. 122대의 주문을 받아놓고 있다.

이들 3국의 개발 의도도 상이하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들 소형 여객기를 돌파구로 삼아 대형여객기 연구개발과 시장진입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중국COMAC는 최근 독자 개발해온 중대형 여객기 C919 제작을 마치고 출고식을 가졌다.

중국은 이미 국내외 항공사로부터 517대의 주문을 받아놓은 C919 생산개시가 중국 항공산업의 첫걸음을 의미한다며 에어버스(Airbus) 보잉(Boeing)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ABC 항공기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중국이 개발한 ARJ 여객기(Imagechina DB)

반면 미쓰비시항공측은 앞으로 100석 이상의 대형 항공기 개발에는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비행기 부품을 공급해오며 장기 협력동반자 관계인 보잉과의 경쟁을 피하겠다는 의미다.

일본은 1974년 석유위기와 보잉의 저지로 전후 첫 프로펠러 여객기 YS-11 생산을 중단한 이후에도 보잉 737 787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 각종 항공기 부품을 공급하며 기술수준을 끌어올려왔다.

이후 미쓰비시중공업은 도요타자동차 미쓰이스미토모은행과 공동으로 미쓰비시항공그룹을 설립해 2008년부터 MRJ 개발에 나섰다.

일본의 여객기 개발방향도 미국시장에 맞춰져 있다. 미국 본토의 지역연계 항공사 수요를 맞출 수 있는 70석 규모의 MRJ70과 아시아시장에 적합한 90석의 MRJ90를 생산할 계획이다. 미국은 미쓰비시측에 비행적합 자격 관련 증빙자료를 확보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러시아 SSJ-100기는 주로 인접한 독립국가연합 국가들에 인도될 예정이다. ARJ21의 주력 시장은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 대륙에 맞춰졌다.

아울러 가격대비 성능이 강조되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시장에서 MRJ는 ARJ21과 SSJ-100의 가격경쟁력에 맞서야 한다.

MRJ의 판매가는 3천만∼4천만 달러 사이에 책정돼 롬바디아 C시리즈와 엠브라이어 E-제트 시리즈보다 낮은 편이지만 3천500만 달러 규모의 SSJ-100과 3천만 달러의 ARJ-21에 비해서는 가격적 우세를 갖추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봉황망은 전했다.

 
러시아의 SSJ 여객기

출처 : 정주호 특파원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