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자 정책 뒷받침인 인프라·항공노선 확충해야
항공수요 선제 대응 … '연 1억명 수용' 4단계 사업 2터미널 확장·활주로 1개 추가
세계 10위권 채비 … 두바이·이스탄불공항 모범 지정학 장점 활용 '국제선 확대'

 
▲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앞으로 항공기가 힘차게 이륙하고 있다. /인천일보DB

2001년 개항한 인천국제공항은 짧은 시간 세계적인 공항으로 성장했다. 개항 4년 만인 2005년 세계 최고의 공항을 가리는 국제공항협의회(ACI) 세계공항서비스(ASQ)에서 종합순위 1위에 오른 이래 2016년까지 12연속 1위를 차지한 뒤 이 수상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하기로 했다. 여객수송에서도 2012년 세계 30위권 공항에 진입한 뒤 2017년 6200만명의 여객을 처리해 세계 20위 공항로 도약했다. 

올해 제2여객터미널이 운영되면서 최대 7200만명 수준까지 여객을 처리할 수 있는 인천국제공항은 이제 세계 항공 여객의 증가세와 경쟁 공항의 확장이라는 도전에 즉면해 있다.

국제여객 1억명 시대를 맞아 대한민국의 개방성을 높이고 세계 항공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비자면제 프로그램 확대와 인천공항의 인프라 확충 항공노선 확대 개편이라는 정책적 변화가 요구된다.

▲인천공항 적기 투자해야 수요 맞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항공여객수는 1억명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도 총 출·입국자는 7998만7974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2017년도는 이 보다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2016년 전국 출·입국자 중 67.2%인 5372만명이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공항은 2017년 기준으로 6300만명을 돌파 이미 연간 수용능력 5400만명을 넘어섰다. 올해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와 제2여객터미널 확장 중국 관광객 유턴 등이 맞물려 국제여객수가 증가하고 이 증가세가 계속 된다면 조만간 최대 한도 7200만명에 도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수년간 수조원을 투여한 제2여객터미널이 개장했음에도 벌써부터 과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셈이다. 

전세계 수많은 항공사가 인천공항을 이용하고 싶지만 여객시설과 슬롯이 부족해 애를 태우는 실정이다.

이에 정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해 11월 2터미널 확장안을 포함한 4단계 확장계획을 확정했다. 저비용항공사(LCC)의 성장과 항공자유화 등의 영향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항공수요가 향후에도 가파른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인천공항은 4단계 확장사업을 통해 미래 항공시장을 선점하고 동북아 대표 허브공항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4단계 계획에는 2터미널을 31만6000㎡가량 확장하고 활주로 1개를 추가하는 계획이 담겼다.

이를 통해 인천공항을 연간 1억명이 이용할 수 있는 '메가 에어포트'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전세계에 연간 1억명 규모의 여객을 처리할 수 있는 공항은 손에 꼽힌다. 2023년까지 건설을 완료할 예정이나 완료시점은 항공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할 방침이다.

인천공항은 4단계 이후 최종단계에 이르는 중장기 개발계획을 통해 제3여객터미널과 제5활주로를 바탕으로 1억3000만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확장할 계획이나 시기는 미정이다.

▲무비자 정책 항공노선 확충 뒤따라야

2017년 한중간 사드로 인한 갈등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격히 줄었음에도 항공여객이 전년 대비 7.2% 증가한 6200만명을 처리했다.

최정철 인하대 교수는 2018년에는 평창올림픽과 중국관광객 등의 증가요인이 결합한다면 항공여객 6700만명(8.1%)을 처리해 세계 15위권 이내의 공항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측했다.

2018년 이후 매년 항공여객이 500여만명 증가한다고 추정하더라도 2025년에는 1억명을 돌파해 항공여객 세계 10위권 이내의 공항으로 진입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 같은 추정치가 완성되려면 항공노선수 확대를 위한 전략적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실현하려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세계 20대 메가 공항의 지역별 항공노선수를 살펴보면 각 공항 이 소속된 국가 및 대륙에서의 항공노선수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객 수송 7000만명 이상의 대형 공항은 기본적으로 자국 노선과 인근 나라의 노선이 어우러져 있으며 인천공항처럼 90% 이상 국제선으로 운항되는 공항은 극히 드물다.

따라서 인천공항이 벤치마킹할 공항으로는 중동의 두바이공항과 커티 이스탄불공항이 꼽힌다.

두바이공항은 중동 서남아 유라시아 유럽 및 아프리카의 중간지대에 위치하고 있는 지정학적 장점을 극대화해 항공노선을 확대해 왔다. 두바이공항은 2017년 기준 254개 노선에 8354명의 여객을 수송했으며 이중 99.3%가 국제여객이다. 이스탄불공항은 자국 공항과 연계해 동유럽 남유럽 유라시아 중앙아 및 아프리카와의 항공노선을 확대해 왔다. 6042만명의 여객 중 68.3%가 국제여객이며 노선이 290개에 달한다.

인천공항도 국제여객 비율이 98.8%에 달해 두바이공항에 닮아 있지만 노선수는 163개에 그치고 있다. 

중국 일본 유라시아 중앙아 동남아 및 인도의 중간지대에 위치하고 있다는 지정학점 장점을 살려 항공노선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스탄불공항의 사례를 참조해 보면 확장여지는 더욱 커진다.

지난해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과의 갈등에도 국제 여객수가 의미있는 성장을 거뒀던데는 동남아시장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인천공항과 동남아 간에 필리핀 5개 베트남 5개 캄보디아 3개 라오스 2개 싱가포르 1개 말레이시아 3개 인도네시아 2개 태국 4개 미얀마 2개로 총 27개의 항공노선이 개설돼 있다. 동남아의 중심인 싱가포르 창이공항 47개 노선에 비해 결코 적지 않은 수치다. 

앞으로 괄목할 만한 아웃바운드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중국과는 31개 성·시에 44개 노선이 개설돼 있지만 베이징공항 141개 상하이 푸동공항 101개 광둥성 바이원공항 134개에 비해서는 확장성이 가능해 보인다.

인하대 최정철 교수는 "경쟁공항과 비교해 보면 인도 중국 일본 러시아 등에 대한 항공노선 확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 남방과 북방으로 나눠 항공노선을 확대해 이를 미주와 연계하는 전략수립이 시급하다"며 "세계적인 항공 수요와 중국 아웃바운드 시장의 성장에 맞물려 비자면제 프로그램 확대와 항공노선 확충은 대한민국의 개방성을 높여 국가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끝>

 /김칭우·박범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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