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속도 내려면 자금력 있는 곳이 시행 맡아야
일부 지역 공항 소음·고도제한으로 벌써 반대…후보지 내 갈등 불 보듯

대구 도심 위로 나는 전투기 [연합뉴스 자료 사진]

국방부가 대구시 군 공항(K-2) 이전건의서에 적정 판정을 내려 민간과 군이 함께 사용하는 대구공항 통합 이전이 본궤도에 올랐다.

통합 이전에 첫 관문을 통과한 만큼 이제 성패는 재원 조달과 후보지 선정에 달렸다.

군 공항이전 사업비만 7조2천500억 원에 이르는 막대한 비용 충당과 사업 시행사 선정 '대구에서 30분 거리'의 공항 후보지 선정에 따른 지역 반발·갈등 해결은 만만찮은 과제다.

국방부도 이전건의서 평가에서 "안정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대구시가 재원 조달과 지역 간 갈등완화를 위한 세부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대구시는 새로운 군 공항 건설에 5조7천억 원 이전 주변 지역 지원 현 부지 개발 등에 모두 7조2천500억 원이 들 것으로 예상한다.

군 공항은 옮기는 곳에 시가 미리 필요한 시설을 지어주고 기존 K-2기지 터를 개발한 이익금으로 이전 비용을 충당한다.

새 민간공항은 국토교통부가 현 민항 터 매각대금 등을 활용해 지역 거점 공항으로 장래 항공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규모로 건설한다.

민간공항은 지금보다 규모가 2배 정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처럼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어떻게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지가 관건이다.

대구시는 군 공항이 이전한 뒤 남은 터를 어떻게 개발하느냐에 따라 사업비 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통합 이전이 끝나면 기존 용지에 ICT를 활용한 스마트시티 인프라를 구축하고 문화예술·미래산업·친환경 주거 단지를 만들 계획이다.

게다가 막대한 비용이 드는 점과 사업 기간 10년을 고려할 때 시행사도 중요하다.

시는 대규모 사업인 만큼 재정 재무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맡아야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이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

LH를 비롯해 자금력 있는 대기업 등과 실무선에서 협의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터 활용 방안을 계획대로 추진할지 대구시가 희망하는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이전 작업을 맡는데 선뜻 나설지는 미지수다.

대구공항으로 민간 항공기가 착륙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 사진]

공항 유치를 희망하는 지역 일부에서 벌써 반발하는 등 후보지 선정도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시는 대구에서 차로 30분 이내로 걸리는 지역을 선호하고 있다.

이 같은 조건과 유치 희망 의사에 따라 경북 군위와 의성 영천이 후보지로 떠오른다.

군위군은 군수가 일찌감치 공항 유치 희망 의사를 밝혔고 의성군도 군위와 공동 유치를 원하고 있다.

의성군은 공동 유치가 어려우면 독자 추진도 고려하고 있다. 의성군의회에서도 공항 유치를 결의했다.

영천시는 아직 자치단체나 주민이 유치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다.

영천은 대구와 접근성 대구 시민과 경북 동남권 주민의 이용 편의성 등으로 후보지로 꼽힌다.

하지만 이 시·군들 일부 주민은 벌써 공항 유치에 반발하고 있다.

군위군 소보면 주민 10여 명은 지난 18일 경북도청을 찾아 "공항 유치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들은 "공항이 오면 청정지역이 파괴되고 심각한 소음피해를 겪게 될 것이 분명해 공항 유치를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소보면 주민은 군위군이 대구공항 유치전에 뛰어들자 '대구공항·K-2 전투비행장 유치 반대 소보면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영천에서는 민·관 단체 대표들이 공항 이전과 관련한 간담회를 한 결과 다수가 전투기 소음피해 등을 우려하며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새로운 공항 후보지 선정작업이 본격화하면 반발과 찬반 갈등이 더욱 심할것으로 보인다.

경북 군위군청 본관에 대구국제공항 및 공군기지를 유치를 희망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자료 사진]

대구시는 올해 연말까지 이전 후보지를 선정하는 등 대구공항 통합 이전을 신속히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국방부는 예비 이전 후보지 조사연구용역을 거쳐 후보지를 결정해 해당 지역 유치 신청과 주민 의견을 수렴해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현재 유치를 희망하는 지자체도 해당 지역 내 위치에 따라 대구와 접근성에 차이가 있을 수 있고 군 공항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후보지를 선정하기 때문에 현재 어느 곳이 유리하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구=연합뉴스) 이승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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