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럿 급여도 상승세…"저가항공사 사업모델 어려워질수도"
 "기장·부조종사 모집 중!"

지난달 하순 일본 신문 구인란에 이 같은 항공기 조종사(파일럿) 모집광고가 게재됐다. 광고를 낸 곳은 저가항공사(LCC) 제트스타재팬이다.

일본과 호주 자본이 제휴한 제트스타재팬은 "현재는 파일럿을 겨우 맞춰가고 있지만 사업규모 확대에 대비해 인력을 확보해두고 싶다. 한 사람이라도 더 채용하고 싶다"는 입장이다.

제트스타재팬 여객기
[나고야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 중부 나고야 주부공항에 계류중인 저가항공사(LCC) 제트스타재팬 여객기.
 
26일 일본의 경제전문지 '주간 다이아몬드' 최신호에 따르면 제트스타재팬은 8월 그룹 산하 제트스타호주에서 부조종사 3명이 회사를 떠나자 막 보충을 마쳤지만 인력난은 이어지고 있다.

제리 터너 제트스타재팬 최고경영자(CEO)는 한 기자회견에서 호주에서 부조종사를 하는 자기 아들에게 일본 근무를 설득하고 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그러면서 "10∼20대의 자제가 있는 분은 꼭 직업 선택지의 하나로 파일럿을 염두에 두면 좋겠다. 급료도 좋고 앞으로도 30년간은 수요도 충분하다"고 말했을 정도다.

파일럿 부족에 따른 고민은 어느 항공사나 비슷하다. 2014년에는 LCC인 피치애비에이션이나 바닐라에어가 파일럿이 충분하지 않아 무더기 결항사태에 내몰린 적도 있다.

현재도 바닐라나 중국계 춘추항공일본은 홈페이지를 통해 파일럿을 모집 중이다. 특히 "채용담당자가 (파일럿이 있는 곳은) 출장 가서 설명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삼고초려'도 마다하지 않는다.

인력난이 장기화하면서 파일럿의 급여도 급격한 상승 추세다.

고액보수를 제시하는 중국이나 대만계 항공사로 인력 유출이 멈추지 않아 올해 4월에는 일본항공(JAL)도 급여를 인상했다. 그 결과 JAL의 43세 기장 월급은 180만엔(약 1천970만원)이다.

전일본공수(ANA)의 경우에도 같은 나이 기장의 월급이 160만엔을 넘는 수준이다. 일본 양대 항공 대기업의 자회사인 J에어나 ANA윙스도 기장 월급이 120만엔 전후까지 올랐다.

LCC에도 임금인상 물결이 몰아쳤다. 제트스타재팬은 8월 1일자로 임금인상을 단행했다.

파일럿 인력난이 심화된 배경에는 여객기의 소형화와 항공 수요의 확대도 작용하고 있다고 한다. 예전에 대형항공 회사는 400명 이상을 태우는 점보(보잉747)기를 대량으로 운항했다.

그런데 2012년부터 대두한 LCC는 180인승 소형기 운항이 대세다. 여기에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는 항공 수요의 성장이 예상돼 2030년에는 현재의 4.5배의 파일럿이 필요할 전망이다.

파일럿 부족이 심각하자 일본정부도 나섰다. 외국인 파일럿이 일본 항공사에 취직할 때 규정을 완화하거나 공립 항공대 이외의 사립대에서도 파일럿 양성을 촉진하는 등 대책을 강구 중이다.

하지만 기장이 될 때까지는 10년이 걸려 파일럿 부족을 즉시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저운임이 무기인 LCC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진단까지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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