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관계 항공사 노선유지 윈한 제휴는 세계적으로 드문 사례

치열한 경쟁 관계인 일본 전일본공수(ANA)와 일본항공(JAL) 계열사들이 외딴섬 등을 연결하는 지역 항공노선 유지를 위해 국토교통성과 제휴를 위한 최종협의에 들어갔다고 요미우리신문 등이 17일 보도했다.

라이벌 관계인 두 회사는 새 회사의 설립이나 공동 운항 가능성 등도 배제하지 않고 협의 중이다. 관할부처인 일본 국토교통성은 연내에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홋카이도에어시스템 여객기

[오카다마<일 홋카이도> 교도=연합뉴스] 일본 삿포로와 오카다마 사이 운항을 개시한 홋카이도에어시스템 여객기 승객과 직원들.
제휴가 검토되고 있는 지역 항공회사는 모두 5개 회사다. ANA계열 ANA윙스 오리엔탈에어브릿지 2개사와 JAL계열은 홋카이도에어시스템 아마쿠사에어라인 일본에어커뮤터 등 3개사다.

이들은 외딴 섬이나 내륙의 작은 지방도시 등으로 지역주민이나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짧은 활주로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한 30∼70인승 프로펠러기나 헬리콥터를 투입한다.

지역 항공은 주민의 병원행이나 장보기 등 생활의 기반이 되는 것은 물론 재해 발생 시에는 긴급수송에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대형 항공사와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출자하는 사례가 많다.
 
외딴섬 노선에서는 평시의 주민 이용 만으로는 좌석이 차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네트워크 유지를 위해 운항비나 기체구매 보조금 착륙료나 연료세 경감 등 공적지원조치가 가동 중이다.

전국지역 항공시스템추진협의회에 따르면 지역 항공에 의한 작년 여객수송인원은 외딴섬 노선에서 전년 대비 6.8% 줄어든 170만9천 명이었다.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운항 지속이 어려워진 노선이 많다.

이들 노선은 탑승률이 낮고 적자노선이 많아 유지가 어려운 상태다. 계열사가 달라 제휴가 어려운 관계로 국토교통성이 6월 전문가회의를 설치하고 중앙·지방 정부 주도로 재편을 모색해 왔다.

국토교통성은 제휴가 이뤄지면 항공기의 공동구입이나 공동이용 그리고 정비 연료의 조달 조종사 육성 협력 등을 통해 원가를 삭감해 수지를 맞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노선의 편리성이 높아지면 일본을 찾는 외국인관광객 등 이용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각지의 지역항공사를 산하에 두고 통솔하는 지주회사의 신설이나 통합 등도 검토하고 있다.

일부 노선의 경우에는 ANA JAL에 의한 공동 운항도 검토되고 있다. 국토교통성은 전문가나 지자체의 의견도 참고로 해 연내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일본 국토교통성 외관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 국토교통성이 입주해 있는 도쿄 지요다구 가스미가세키 청사의 작년 10월 모습.

다만 ANA JAL 두 회사 사이에 제휴의 구체적인 방안을 둘러싸고는 의견의 차이도 있고 신중한 의견도 있어 순항하지 못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요미우리가 지적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국내 노선에서 경쟁하는 항공회사들이 노선유지를 위해 협력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례다. 향후 제휴나 통합 흐름에 합류하는 기업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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