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뜰여행족 증가·유가 하락에
- 항공여행 수요 급증도 한몫
- "출혈경쟁으로 장기호황 비관"

항공 서비스 혜택을 포기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그러나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호황이 장기간 지속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저비용항공사 '빅3'인 제주항공과 진에어, 에어부산은 올해 3분기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업계 1위 제주항공은 올 3분기 역대 분기 최고 수준인 2217억 원의 매출과 38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78%, 영업이익은 127% 늘어난 것이다. 진에어는 같은 기간 매출 2193억 원, 영업이익 402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8%, 영업이익은 196% 늘었다.

에어부산은 3분기 매출 1266억 원, 당기순이익 202억 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 사상 최대 실적(매출 1033억 원, 당기순이익 172억 원)을 거둔 데 이어 2분기 만에 다시 분기별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에어부산은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3325억 원, 당기순이익이 363억 원으로 지난해 기록한 연간 최대실적(매출 3780억 원, 영업이익 330억 원)을 가뿐히 넘어설 전망이다.

이 같은 LCC의 고공 비행은 저렴한 항공료로 여행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어난 데다 저유가 등 외부 요인까지 겹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유가는 올 상반기부터 배럴당 40~50달러 선을 유지했다. 유류비는 항공사 매출 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항공여객 수요 증가도 주요 요인이다. 항공여객 수는 최대 성수기인 9월 기준 2013년 621만 명에서 올해 862만 명으로 급증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과거에는 연 1회 정도만 해외여행을 떠났는데 요즘은 2차례 이상으로 늘고 있는 추세"라면서 "중·단거리 노선의 경우 대형 항공사와 서비스에서 큰 차이가 없어 이용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LCC들이 경쟁적으로 노선 확대에 나서면서 2010년 2.2%에 그쳤던 국제선 분담률도 올해 3분기 20.4%까지 솟으며 처음으로 20%대를 넘어섰다.

하지만 우려의 시선도 없지않다. 한정된 여객 수요를 차지하기 위한 업체 간 출혈경쟁이 심화되면서 결국 '치킨게임'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마다 적자노선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지만, 노선 확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운영 하고 있다"면서 "지금까지는 업황이 좋아 동반성장했지만 업체가 늘어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 상황은 하루아침에 나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병욱 기자 [email protected]

Copyright ⓒ kookje.co.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