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외항사 공세에 하늘길 줄이고 유료화 실험
국적 대형항공사들이 국내외 안팎으로 경쟁사들의 공세에 시달리면서 생존 전략을 찾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노선 효율화와 서비스 고급화로 아시아나항공은 일부 서비스 유료화 등 새로운 시도로 수익 구멍 메우기에 한창이다.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적 대형항공사들은 국내에서는 급성장하는 저비용항공사(LCC) 국외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는 외국항공사들의 사이에 끼어 고군분투하는 상황이다.
성수기인 지난 8월 기준 국제선 항공여객의 국적 LCC 분담률은 20.4%로 처음으로 20%대를 넘어섰다.
반면 국적 대형항공사의 분담률은 2012년 58.2%에서 4년만인 올해 43.6%로 하락했다.
국내선 여객 수송률은 이미 LCC에 추월당한 지 오래다.
LCC의 8월 기준 국내선 여객 점유율은 2014년 50.2%로 처음 대형항공사를 앞지른 뒤 2015년 53.1% 올해 57.5%로 꾸준히 성장세를 보였다.
이에 더해 에미레이트항공 카타르항공 등 중동 항공사들은 자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받아 낮은 항공운임을 제공하며 국적사들의 고객 이탈을 주도하고 있다.
영국항공 루프트한자 에어프랑스 등 유럽 항공사들도 직항노선을 확대하면서 국내에서 꾸준히 점유율을 높이는 추세다.
[연합뉴스TV 제공 자료사진]
이런 공세에 맞서 대형항공사들은 운항 노선을 조정해 효율성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내년 하계기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신규 노선을 개설하고 미국 샌프란시스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여객 수요가 많은 노선을 증편한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캄보디아 등 실적이 부진한 노선과 LCC 취항이 확대된 일본 나리타 나고야 등 단거리 노선은 운휴하기로 했다. 올해 하계 운항 스케쥴과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운항횟수가 13회 줄어든다.
아시아나항공은 아직 내년도 하계 운항 스케쥴을 확정하지 않았으나 장거리 노선 위주로 재편을 계획 중이다.
일본과 중국의 지방 도시를 오가는 단거리 노선은 이미 새로 설립한 LCC인 에어서울에 상당수 넘긴 상태다.
지난달 7일 국제선에 처음 취항한 에어서울은 비성수기에 운항을 시작한 탓에 초반 성적이 그리 좋진 않지만 성수기가 포함된 동절기에는 당초 목표했던 수준의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수익성 개선 차원에서 국적 대형항공사로는 처음으로 '유료화' 실험에 나섰다.
우선 다음 달 1일부터 국제선 전 노선에서 이코노미석의 맨 앞좌석에 한해 선호좌석 유료배정 서비스를 시작한다.
공간이 넓은 앞좌석(비상구석 제외)을 이용하려면 노선에 따라 2만∼10만원의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내년 초에는 비즈니스석과 이코노미석의 중간 개념인 '이코노미 플러스석'을 처음 도입할 예정이다. 빈자리가 많아 손해를 보는 일등석을 이 좌석으로 대체해 탑승률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대한항공은 신규 노선을 꾸준히 개설하고 A380 기종을 인기 노선에 추가로 투입하는 등 서비스 고급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내년에는 기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친환경·고효율 차세대 항공기인 B787-9와 CS300을 새로 도입한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LCC와 외항사의 공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대형항공사들이 살아남으려면 시장 흐름과 고객 취향이 바뀌는 것에 맞춰 체질을 개선하고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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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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