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 추락' 러시아 軍수송기 잔해 인양
(소치<러시아> AP=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 외곽 흑해에서 비상사태부 소속 수색요원들이 전날 추락한 군 수송기의 잔해를 건져내고 있다.

목격자 "뒷바퀴로 선 오토바이처럼 날았다"…조종 실수 가능성 부상

시리아로 향하다 추락한 러시아 국방부 소속 항공기 사고의 원인을 규명할 블랙박스 1개가 발견돼 인양됐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27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국방부는 이날 "(항공기가 이륙했던 러시아 남부 도시 소치) 해안에서 1.6km 떨어진 지점의 수심 17m 해저에서 원격조종해저수색기구가 주요 블랙박스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국방부는 블랙박스를 곧 소치에서 모스크바로 보내 해독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상사태부 관계자도 인테르팍스 통신에 "(블랙박스의 하나인) 비행기록장치가 인양됐다"면서 "기기가 겉으론 보기엔 양호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2개의 블랙박스 장치도 위치가 파악됐으며 곧 인양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국방부는 추가 블랙박스 위치 파악에 관해선 확인하지 않았다. 일부 언론은 아직 다른 블랙박스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비행기록장치 확보로 항공기 추락 사고 원인 규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사고 당시 상황을 목격한 목격자의 증언도 나왔다.

당일 항공기 추락 상황을 지켜본 해안경비대 소속 한 대원은 현지 일간 코메르산트와의 인터뷰에서 "항공기가 이륙 후 필요한 고도로상승하지 못하고 아래로 급속히 떨어졌다"고 증언했다.

그는 사고기가 머리 부분을 이상할 정도로 수직에 가깝게 높이 쳐들고 비행했다면서 "마치 뒷바퀴로 선 채 달리는 오토바이처럼 날다가 이후 꼬리를 물에 부딪히며 바다에 떨어졌고 곧바로 물에 잠겼다"고 추락 상황을 설명했다.

러시아 사고機 블랙박스 1개 인양
(소치<러시아> AFP=연합뉴스) 러시아 국방부는 27일(현지시간) "(추락 항공기가 이륙했던 러시아 남부 도시 소치) 해안에서 1.6km 떨어진 지점의 수심 17m 해저에서 원격조종해저수색기구가 주요 블랙박스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2개의 블랙박스 장치도 위치가 파악됐으며 곧 인양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은 26일 소치에서 한 남성이 조화가 가지런히 놓인 흑해 연안 너머를 응시하는 모습.

전문가들은 이 같은 증언을 근거로 조종사가 너무 급격하게 기체 고도를 높이려다 속도가 떨어지면서 추락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조종사 실수를 사고 원인으로 지목했다.

하지만 수사기관 관계자는 타스 통신에 "외부 물체가 엔진에 유입됐을 가능성을 가장 유력하게 보고 있다"며 "조종사의 조종 실수와 기술적 고장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내부 폭발 등 테러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며 블랙박스 해독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정확한 원인을 얘기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국방부와 재난당국인 비상사태부는 사고 해역에 45척의 함정과 15대의 심해 장비 12대의 항공기 5대의 헬기 192명의 잠수부 등을투입해 수색 및 시신·기체 잔해 인양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기관 관계자는 현재까지 사고기 기장 시신을 포함한 12구의 시신과 156점의 시신 조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수습된 시신과 조각들은 모스크바로 보내져 신원 확인과 유전자 감식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기 동체와 엔진 꼬리 부분 잔해도 발견돼 인양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국방부 소속의 투폴레프(Tu)-154 항공기는 지난 25일 새벽 러시아 남부 도시 소치를 출발해 시리아 라타키아의 흐메이임 공군기지로 향하던 중 흑해 상공에서 추락했다.

이륙 2분 만에 발생한 이 사고로 세계적 명성의 러시아군 합창단 '알렉산드로프 앙상블' 단원 64명을 포함한 92명의 탑승객 전원이 숨졌다.

수색·인양 작업 벌이는 러시아 구조대원들 [타스=연합뉴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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