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외부충격 흔적없어…기계고장·조종사 실수로 재앙 부른듯"

러시아 국방부 소속 항공기 추락 사고의 원인 규명 작업이 계속되는 가운데 사고조사팀 관계자는 30일(현지시간) 테러 가설을 뒷받침할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이날 현지 인테르팍스 통신에 "블랙박스 잠정 해독 자료와 기체 잔해 분석 결과 테러 가설을 더 진척시킬 근거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체 잔해에서 폭발물이나 외부충격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관계자는 이어 악천후도 주요 가설에서 빠졌으며 현재로썬 기술적 요인과 인적 요인(기계 장치 고장과 조종사 실수)이 합쳐져 재앙을 낳았을 가능성이 우선하여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수의 전문가는 블랙박스 잠정 해독 결과를 토대로 비행기 날개 부분의 '플랩'(Flap·고양력장치) 장치가 고장 난 상황에 조종사가 잘못 대응하면서 항공기가 추락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특히 양쪽 날개의 플랩 장치가 고장으로 어긋나게 작동했을 확률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플랩은 비행기 양 날개 가장자리 부분에 달린 장치로 내려지고 원상태로 되돌아오고 하는 움직임을 통해 양력 발생량과 활공각(기체와 지상 간 각도) 착륙 속도 등을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한 전문가는 "플랫 고장 상황에서 조종사들이 엔진 출력을 높이면서 조종간을 심하게 몸쪽으로 당겨 항공기가 수직에 가깝게 곧추서게 됐고 그 결과 운항 속도가 떨어지고 결국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국방부 소속의 투폴레프(Tu)-154 항공기는 앞서 지난 25일 새벽 러시아 남부 도시 소치를 출발해 시리아 라타키아의 흐메이임 공군기지로 향하던 중 흑해 상공에서 추락했다.

이륙 2분 만에 발생한 이 사고로 세계적 명성의 러시아군 합창단 '알렉산드로프 앙상블' 단원 64명을 포함한 92명의 탑승객 전원이 숨졌다.

비행기 날개에 붙어있는 양력 조절 장치 '플랩' [위키피디아 자료]

인양된 사고기 잔해 [AP=연합뉴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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