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이민 행정명령’ 등 영향 수요 감소/ 일부 항공사 취항 중단하거나 감축

최근 미국 동북부 지방을 강타한 봄철 눈폭풍으로 미국 공항 곳곳에서 여객기 이착륙이 금지됐다. 기상 악화에 따른 항공기 결항은 국토 면적이 넓은 미국에서는 일상적인 일이다. 항공사와 승객들도 이 정도 불편은 감수할 만하다고 여긴다. 그럼에도 항공사들의 어려움은 최근 부쩍 가중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반이민 행정명령’ 발동과 법원의 효력중지 결정 등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트럼프정부 출범으로 ‘미국·쿠바’ 정기 항공운항편도 타격을 입을 조짐이 보인다. 트럼프정부가 출범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미국과 쿠바 사이에는 훈풍이 불었다. 버락 오바마 정부 말기 양국관계 급진전으로 두 나라를 오가는 항공수요가 폭발적으로 늘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항공업계도 여객기 편수를 크게 늘렸지만 승객 수요가 항공편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최근엔 일부 항공사가 취항을 중단하거나 여객기를 작은 기종으로 바꾸고 있다.

미국과 쿠바를 잇는 여객기 취항을 줄이기로 한 아메리칸항공.

항공전문지 에이비에이션트리뷴에 따르면 미국 대형항공사 아메리칸항공(AA)은 얼마 전까지도 미국·쿠바 노선에 대형 여객기를 주로 투입해 왔지만 최근 일부 노선을 소형 여객기로 교체했다. 하루 수용 가능 승객은 최대 1920명이었지만 최근 좌석을 20% 정도 줄였다. 일부 취항지의 운항편수는 절반으로 감축했다.

저비용항공사들 처지도 마찬가지다. 저비용항공사 제트블루는 미국·쿠바 노선에 일주일 평균 50대의 여객기를 띄운다. 여객 편수는 줄이지 않았지만 160석 규모인 A320 대신 작은 여객기를 투입하기로 했다. 이 노선에 여객기를 운항하지 않겠다는 항공사도 등장했다. 플로리다주에 기반을 둔 실버항공은 4월22일부터 모든 쿠바 노선 취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실버항공은 9개 도시에 정기노선 취항 허가를 받아 운항해 왔다. 저비용항공사 프런티어항공은 6월4일부터 마이애미와 쿠바 수도 아바나 간 노선의 여객기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쿠바의 관계가 풀리면서 새로운 시장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해 항공사들이 과당 경쟁한 측면이 있었지만 트럼프정부 출범 이래 기대한 만큼 양국 교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당장은 고객 수요가 좌석 공급을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