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간 항공여객 1억명을 돌파하며 만개한 국내 항공업계는 규모만큼 늘어난 기내 불법방해행위와 테러로 인한 국제 정세 악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연말 대한항공 기내 만취 난동 사태와 해외에서 발생하는 각종 테러 사건 등으로 항공업계는 '보안(Aviation Security)'에 집중하고 있다. 정부 역시 “‘17년~21년 국가항공보안종합계획”을 수립하고 항공보안법을 개정하였으나 현장에 있는 승무원을 비롯한 관계자들의 대응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세부내용이 없어 업계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항공보안의 중요성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으나 정부-업계 간 수직적인 커뮤니케이션 문화로 인해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항공보안 관련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현안에 머리를 맞대기 위해 “제4회 항공보안포럼”이 24일 한국항공대학교에서 항공보안포럼(위원장: 황호원 한국항공대학교 교수) 주관 (사)대한민국 항공보안협회(회장: 윤규식) 후원으로 개최되었다.

이 날 행사에는 국내 공항공사 항공사 연구소 등 산•학•연 관계자 60여명이 참석하였다.
 
개회사에서 항공보안포럼 황호원 위원장은 “현재 정부 대책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커뮤니케이션의 부재를 꼽을 수 있다. 국토교통부와 항공업계가 모여 의견을 공유하고 있지만 업계가 제 목소리를 내는 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국토교통부는 업계에 과태료를 부과하고 이에 대한 이의마저 직접 검토한다. 갑과 을 관계다. 때문에 제3자가 연계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항공보안 자문단 등의 연구기관을 포함한 산·학·관 구도의 장을 마련해 양자가 실질적으로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하였으며 “금번 포럼에서 업계 관계자의 의견을 반영한 실질적인 솔루션이 도출될 수 있도록 항공보안전문가의 토론과 교류의 장이 되길 기원한다” 고 하였다.

이어서 전 의정부 지방지법 민사부장판사를 역임한 권창영(법무법인 지평 법학박사) 변호사가 ‘항공보안법상 과태료 부과처분 및 불복절차에 관한 고찰’이라는 주제로 기조발표를 진행하였다.

권 변호사는 그 동안 정부에서 업계의 관련 규정 위반 적발 시 부과하여 왔던 과태료의 개념과 법적 성질을 검토하고 판례를 통해 과태료사건의 관할지 당사자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였으며 정부•업계 간 항공보안법 상 과태료사건 절차의 개시->심리->종결 및 이에 따른 불복절차와 집행과정을 양자의 측면에서 바라보고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업계 실무자와 법적 관점과 실무적 관점에서의 의견 차이를 좁히고 보다 실질적인 대안 마련을 위한 대화와 교류의 장을 가졌다. 특히 권 변호사는 “민사소송에는 ‘당사자주의 변론주의 처분권주의’ 원칙이 있으며 이는 소송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어느 부분을 소송 범위에 넣을 것인지 소송을 끝낼 것인지 끝낸다면 언제 끝낼 것인지까지 전부 당사자의 뜻에 맡겨져 있다. 일반적으로 과태료 사건의 관할은 과태료를 부과 받는 주소지의 관할법원이며 행정관청(국토교통부 장관 또는 지방항공청장)이 과태료를 부과 시 관할법원에서는 소송경제 등의 사유로 약식명령을 통해 절차를 수행하는 데 당사자가 이의신청 시 정식명령 절차를 수행하도록 되어 있다. 당사자에게 과태료 통보가 도착하는 순간 과태료 사건이 진행되며 당사자는 서면으로 고지 받은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서면으로 이의를 제기할 수 있고 재판 후 일주일 이내에 정식이의신청이 가능하다” 고 하였다.

이어서 진행된 질의응답시간에서는 실무자와 권 변호사 간 현장에서 발생하는 애로사항을 설명하고 이에 대해 상호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세부내용으로는 김형구 교수(한국항공대학교)가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이 미흡한 현행 항공보안법의 모호성에 현장 적용을 놓고 실무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였으며 정애라 선임연구원(교통안전공단)이 “항공보안신고제도 운영 중 발생하는 위반 행위 신고 사례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그리고 김태엽 항공보안팀장(아시아나항공)은 개정된 항공보안법 중 항공사의 법규 위반 시 과징금 2억원 부과 조항에 대해 과거 상한선(5천만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한 우려를 표하였으며 하혜경(AOC 보안분과위원장) 에어캐나다 지점장은 과태료 부과 시 회사와 개인 간 양벌제 적용에 대한 명확한 책임영역 구분을 촉구하기도 하였다. 또한 김문환 보안계획팀장(한국공항공사)은 국가항공보안계획 개정 시 국토교통부-공항공사-항공사 간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황 위원장은 “오늘 포럼은 과태료가 부과 후 발생하는 사안에 중점을 두었는데 현장에서 문제점에 관하여 충분하게 논의하여 문제를 탐색하고 해결방안을 찾아내겠다 개정할 문제는 법을 바꿀 수도 있도록 추진할 것이고 현장에 근무하는 항공보안감독관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도록 하겠다”라고 하였다.

이어서 윤규식 회장(대한민국 항공보안협회)은 “정부에 제안하기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 토론하고 의견을 모아 제언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자 포럼 지원을 결성하게 되었고 작년 10월결성 이후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어 낸 황호원 위원장을 비롯한 항공보안포럼 관계자의 노고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항공보안 수준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항공보안포럼에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