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항이 위기다. 올해 초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가 이뤄지면서 제주 청주 양양공항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들 공항은 올해 상반기 국제 여객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씩 감소했다. 여기다 최근 북한 괌 미사일 도발 등 안보 위기까지 가중하면서 주요 노선인 일본의 방한 관광 수요마저 감소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악재 속에서 지방공항이 돌파구로 삼고 있는 건 동남아 지역이다. 타 노선과 달리 올해 이 지역 여객 증가세가 안정적인 데다 하반기에 동남아 방한 수요가 성수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돼 노선 홍보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는 오는 10월 말레이시아 베트남 현지 여행사에 지방공항 활용 관광상품 개발을 제안하기 위한 팸투어(사전답사여행)를 진행하는 등 동남아 지역 현지 홍보를 강화할 예정이다. 베트남 유명 연예인을 출연시켜 지방공항 이용 지역 문화 체험 등을 알리는 영상 콘텐츠 제작도 오는 9월 추진한다. 한국공항공사는 김포공항을 포함한 지방공항을 관리하는 공기업이다.

한국공항공사 측은 “말레이시아는 1인당 GDP가 1만달러로 중산층이 발달했고 베트남은 35세 이하 인구가 60% 이상으로 젊은 소비층이 한류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 방한 관광수요 급증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지방공항이 동남아로 눈을 돌린 데는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에 따른 중국 노선 여객 급감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중국이 올해 3월 한국행 단체여행 판매제한 조치를 한 탓에 올해 상반기 김포공항을 포함한 지방공항의 중국 노선 여객은 178만3416명으로 전년(303만3303명) 대비 41.2%나 줄었다.

그간 상승세를 이어가던 일본 노선도 최근 북한발 안보 위기가 가중되면서 입국객 수가 감소세로 전환했다. 일본인 방한 입국객 수는 올해 3월만 해도 전년 동기 대비 22.4% 늘어난 27만4478명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입국객 수는 4월 16만5748명 5월 15만9379명 6월 16만7785명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4% 10.8% 6.9%씩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5월은 일본의 황금연휴인 ‘골든위크’가 포함된 시기였다.

이렇게 부침을 겪고 있는 중국 일본에 비해 동남아 노선 여객의 증가세는 안정적이다. 올해 상반기 동남아 노선 여객은 133만3964명으로 전년 동기(105만2153명) 대비 26.8% 늘었다. 이중 말레이시아는 98.9% 베트남은 58.4% 증가했다. 이런 증가세는 하반기에 더욱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높다. 동남아 방한 수요는 전통적으로 일반 관광 비수기인 10∼12월에 가장 높았기 때문이다. 

이런 여건 때문에 지방공항은 동남아 신규 노선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8월 들어 대구공항에 에어부산이 베트남 하노이 노선을 신규 취항했다. 이후 청주공항에도 베트남 항공사인 비엣젯항공이 하노이 노선을 제주공항엔 말레이시아 항공사인 에어아시아엑스가 쿠알라룸푸르 노선을 신규 취항할 예정이다. 현재 동남아 노선을 운영 중인 지방공항은 김해 제주 대구공항 3개 공항으로 6개국 15개 노선에 주 286편이 운항 중이다.

김승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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