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TC 300억달러 들여 계기판 업체 록웰 인수 임박 
 

세계 항공부품 업계에 지각변동이 임박했다.

항공기 엔진 업체인 프랫앤드휘트니 모기업인 UTC가 약 300억달러에 조종석 계기판 등을 만드는 록웰을 인수할 예정이다.

인수합병(M&A)은 이르면 이번주말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보잉 에어버스 등 항공기 업체들이 차세대 여객기 제작에 몰두하는 가운데 세계 최대 항공기 부품 업체가 등장하게 됐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해 UTC가 록웰 인수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인수가액은 부채를 포함해 300억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130달러 수준인 록웰 주가에 프리미엄을 얹은주당 140달러 순부채 70억달러를 더한 규모다. 이날 록웰 시가총액은 약 210억달러 수준이다.

양사가 합병을 결정하면 보잉과 에어버스는 공룡 부품업체에 맞닥뜨리게 된다. UTC와 록웰은 특히 사업 분야가 겹치지 않아 반독점 시비에 휘말리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UTC는 세계 최대 항공기 엔진 제작업체인 프랫앤드휘트니를 소유하고 있다. 캐리어 에어컨 엘리베이터 업체 오티스도 UTC에 속해있다. 록웰은 조종석 계기판과 기내 좌석을 만든다.

지난 4월 약 86억달러에 기내좌석과 항공기 인테리어 제작 업체인 B/E 에어로스페이스를 사들였다.

양사 사업부문이 겹치지 않기 때문에 독점 논란은 피해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부품업체들과 보잉.에어버스로부터 견제를 받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보잉과 에어버스로서는 덩치가 커진 부품업체를 상대하기가 껄끄러울 수 있고 다른 부품업체들도 세력 판도가 달라지는 것에 위기감을 느낄 수 있다.

게다가 보잉 에어버스 모두 항공기 부품과 수리 사업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어 UTC와 록웰의 합병이 더욱 달갑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양사 합병은 연초부터 꾸준히 시장을 달궈왔다. 그레그 헤이스 UTC 최고경영자(CEO)가 록웰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소문이 전해지면서 올들어 록웰 주가는 40% 급등했다.

UTC는 록웰을 인수한 뒤 프랫앤드휘트니와 록웰을 합친 항공사업 부문과 캐리어.오티스 등을 분리할 가능성도 나온다.

양사 합병은 연초 프랑스 항공기 엔진 업체 사프란이 역시 프랑스 항공장비 업체 조디액을 87억유로에 인수한 것을 포함해 올들어 항공기 부품업체간 3번째 M&A이다. 두번째는 록웰의 B/E 에어로스페이스 인수였다.

한편 에어버스는 UTC의 록웰 인수 추진에 말을 아끼면서도 에어버스 납품 엔진 개발이 차질을 빚어서는 안된다고 촉구했다.

프랫앤드휘트니가 2열 좌석을 갖춘 차세대 에어버스 A320네오 엔진을 납품하기로 했지만 개발 차질로 몇차례 납품이 지연됐고 이때문에 항공사들이 주문을 취소한 바 있다.

프랫앤드휘트니는 이때문에 에어버스에 납품지연에 따른 벌금을 물게 됐다.

[email protected]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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