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 부산 발 첫 정기노선 취항…"지방거점 LCC 및 외항사 견제에 역효과 우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 지방공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항공사들의 잇따른 진출로 포화상태에 이른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을 피해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한 김해공항·대구공항 등 지방공항에서 국제선 노선을 확충하고 있는 것이다.

◆김해·대구·제주공항 등 LCC 취항 잇따라…대구 거점 티웨이항공 부산발 노선 첫 취항

▲ ⓒ각 사.

지방공항들 중 가장 활기를 띠고 있는 곳을 꼽자면 단연 김해공항을 들 수 있다.

우선 LCC 중 에어부산은 김해공항을 허브로 삼고 다낭·괌·몽골 울란바토르 등의 국제선 노선을 확대해왔다.

제주항공 또한 일본·대만·괌·태국 등 중·단거리 국제선 노선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에만 3개노선에 신규 취항하는 등 중·단거리 노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또 이스타항공의 경우도 지난해 10월 부산 하늘 길을 처음으로 연 이후 12월 부산 코타키나발루 노선에 단독으로 신규 취항하는 등 노선 확대에 주력해왔다.

여기에 티웨이항공 또한 지난 7월 부산 김해공항에서 출발하는 베트남 다낭과 일본 오사카 노선의 운항을 시작했다. 이는 부산발 첫 정기 노선이다.

이처럼 지난 2010년부터 LCC 업체들이 김해공항발 노선을 늘리기 시작하면서 현재는 국적사 6개 중 5개 업체가 국제선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또 LCC들은 제주항공 발 신규 노선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동안 LCC들은 제주공항이 항공수요 창출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직접 취항을 꺼려 왔다.

여기에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장기화로 공항의 주 이용 고객이었던 중국인 관광객이 지속적으로 감소 환승 수요 유치를 기대할 수 없게 되면서 신규 노선 개발에 소극적인 입장을 취했던 터다.

실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7월 제주공항 국제선 여객 실적은 9만812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9만2549명) 대비 66.5% 감소했다.

하지만 티웨이항공은 틈새 수요를 확보겠단 목표로 제주발 국제선 노선 개설에 나섰다.

지난 6월 제주~오사카 노선에 신규 취항한데 이어 오는 2일부터는 제주~도쿄 노선에 비행기를 띄우기로 한 것. 이로써 티웨이항공의 제주 발 국제선 노선은 난닝을 포함해 3개로 늘어나게 됐다.

대구공항도 LCC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는 공항들 중 하나다. 현재 대구공항은 티웨이항공이 대구공항을 거점화하면서 총 10개의 국제선 노선은 운영하고 있다.

이 외에 제주항공·에어부산 등 LCC들도 앞다퉈 대구 발 노선 취항에 나선 결과 현재는 전체 국제선 노선 18개 중 15개 노선을 LCC가 운영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처럼 LCC들이 지방공항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은 잠재 여객 수요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국내 항공사들 뿐만 아니라 외국계 항공사들은 국내 인기 공항인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을 중심으로 국제선 노선을 확충에 주력해 왔다. 이에 여객 확보를 위해 항공권 가격을 경쟁적으로 인하하는 등 업체 간 경쟁이 점점 심화되고 있는 상태였다.

때문에 이들 공항 대신 항공사들의 진출이 적은 지방공항들을 중심으로 노선을 개설할 시 독자적으로 여객 수요를 확보할 수 있게 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들어 외국계LCC들도 지방공항 발 국제선 노선 취항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함에 따라 이 같은 장점이 퇴색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앞서 대만 타이거항공은 올해 초 제주~타이베이 직항노선의 운항을 시작했다. 오는 10월 28일까지 기존 주 2회 운항을 주 4회로 증편해 운항한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인천과 부산을 중심으로 국제선 노선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는 일본 최대 LCC 피치항공도 지난 달 31일 취항 5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방공항 발 국제선 노선의 신규 취항을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국내외 항공사들이 이용하고 있는 인천공항을 봐도 포화 상태로 비행기가 지연 되는 경우가 빈번해 승객들도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때문에 아직까지는 경쟁이 덜한 틈새 수요가 있는 지방공항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하지만 최근 지방을 거점으로 한 신규 LCC들이 취항을 준비하고 있는 데다 외항사들도 제주나 김해공항 등 지방공항에 직항노선을 늘리고 있어 이제 지방공항도 무조건 안전하다고는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형선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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